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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수기] 부모님 살아실제 섬기기를 다하여라...
작성자
人香萬里
등록일
2015-02-21 15:14:38
IP
39.114.***.72
조회수
1,045
\"어이, 친구야.. 이번 구정에 나랑 같이 시골에 계신 어머님 뵈러 가세나..\"

뜬금없이 걸려온 친구 전화에 순간 당황했으나 나도 모르게 승락하고 말았다.


벌써 15년 째, 명절만 돌아오면 < 이번에는 어떻게 보낼까 > 하고 고민하던 나의

모습을 친구가 안쓰럽게 생각 하여 그런 제안을 했는지 모를 일이 었다.


그런데 주위를 돌아 보면 명절이 돌아오는 것이 오히려 괴롭고, 부담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자위 한적도 있었다.


그렇게 해서 간신히 버스표 두장을 구하여 출발 하였다.

중간중간에 눈이 오는 곳도 있고, 비가 되어 오는곳도 있었다.


차창에 부딛치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48년 전,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을 그려본다.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이 노래는 사랑하는 연인을 그리는 시가 아니라 나에게는

그리운 엄마의 얼굴이 되어 나타났다...


어려서 부터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탓인지 엄마가 계신 친구들이

제일 부러웠다. 지금 이 나이에도 역시 그렇다.


오후 2시40분에 츨발했던 버스는 저녁 9시가 훌쩍 넘어서야 도착했다.


\" 딩동 딩동.. 쿵쿵쿵..!!! 어머니, 저 왔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또 다시, 몇 번이고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두리고 하였으나 역시 조용하다.

그렇게 하기를 20분 정도나 했을까, 이번에는 동네 사람들이 몰려 나왔다.


친구 어머님이 사신 곳은 5층 짜리 아파트 였다. 하나의 계단으로 10가구가 산다.

요란한 소음에 모두들 2층으로 몰려 든 것이었다.


그러나 작년 지자체 선거에서 친구가 이곳 시장선거에 출마하여 비록 고배를 마셨으나

주위 사람들과는 모두 친분이 두터워 오히려 염려를 해 주셨다.


이번에는 동네 분들이 나무가지며, 심지어는 구두를 벗어 두두리며 어머님을 외쳤다.

친구 어머님은 금년 90세이다. 귀에 보청기를 하셨지만 잘 듣지 못한다.


그러기를 한참.. 이윽고 문이 빼꼼히 열렸다.

어머님께서 무엇인가 낌새가 이상했던 모양이었다...


동네 사람들에게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순간 놀래는 것은 어머님이셨다.


장남인 큰 아들이 얼마전에 뵙고 갔기 때문에 이번 명절에는 못 올 줄 아셨단다.

\" 어머님, 제 절도 받으셔야지요.\" 내가 넙쭉 엎드려 큰 절을 드렸다.


어머님은 반절로 답례를 하신다.

그리고는 내 손을 덥썩 잡으며 이렇게 와 줘서 고맙다고 환한 미소를 지으신다.


어머님은 무릅관절도 좋질 않아서 상 같은 것을 짚어야 일어서셧다.

이내 냉장고에서 이것 저것 꺼내 놓으시는데 냉장고 청소라도 하듯

모든 음식이 한상 가득 차려졌다.


이윽고 친구의 일가 친척들이 몰려 들어 조그마한 집안이 활기가 넘쳐 났다.

\"어이, 친구야.. 나랑 같이 여기서 자세...\"


나는 같이 지낼 수가 없었다. 정초에, 더군다나 온 식구가 모였는데 불청객이

낀 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의 기억만으로 엄마의 얼굴을 상상하며 여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매서운 바다 바람이 눈물 자욱을 더욱 아리게 만든다.


눈이 멀어도 좋고, 귀가 안 들려도 좋으니 그냥 오래만 사시지.....


그리곤 잔뜩 흐린 밤 하늘에 대고 이렇게 외쳐 댔다.

< 세상 사람들아, 부모님 살아실제 섬기기를 다 하여라.

부모님 안 계시면 누구에게 효도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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